장선우, "나쁜영화", 1997
1.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중간에 삽입된 노래.
어어부 프로젝트의 "아름다운 세상에 어느 가족 줄거리"
찾아보기 전까지 당연히 제목을 몰랐지만, 제목이 또 기가막힌다...
어어부 밴드는 장영규, 백현진 씨가 만든 밴드란다.
이거 참.. 검색해 보고 아주 여러번 놀란다...
비교적 가사가 잘 들리는 노래지만 가사도 함께 첨부한다.
책에서 읽어보듯 이곳 세상은 분명히 아름다운 곳
나무도 태양도 바다, 별, 달도 아름다워라 분명히
정원에 꽃이 지는 어느 봄날 남자의 척추뼈가 분리가 됐네
남자는 그 날부터 산소 대신에 한숨을 마시며 사네
지리한 장마 끝난 어느 여름날 남자의 아들놈이 차사고 났네
남자는 그날부터 한숨 대신에 소주를 마시며 사네
글처럼 이세상은 아름다운데 왜 많은 사람들은 이래야 하나
그래서 오늘 나는 아직 여전히 이처럼 빈둥거리네
나뭇잎 맥을 잃은 어느 가을날 남자의 마누라가 집을 나갔네
남자는 그날부터 소주대신에 침묵을 마시며 사네
눈발이 창을 깨는 어는 겨울날 남자의 집구석이 잿더미 됐네
남자는 그날저녁 휘청거리다 염산을 들어마셨네
글처럼 이세상은 아름다운데 왜 많은 사람들은 이래야 하나
그래서 오늘 나는 아직 여전히 이처럼 빈둥거리네 이처럼 혼란스럽네
2.
1997년 개봉작이니 90년대 중반의 청소년과 행려의 모습이 담겨 있다고 보면 되겠다.
사실 내 시대보다는 10년쯤 빠른 시대라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적어도 나에겐 이게 다큐멘터리인지 영화인지 정말로 헷갈릴 정도였다. 물론 페이크 다큐니까 당연한 소리이기도..
25년 쯤 지났는데. 세상이 많이 변했다.
3.
송강호, 이문식, 기주봉, 안내상 등 지금은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들도 여기저기 많이 출연한다.
특히 기주봉 배우의 행려 연기는 참 좋았다.
검색하기 전까지 몰랐는데, 중간에 클럽에서 춤추는 형이 박준형이었다.
4.
실제로 비행청소년과 행려를 캐스팅해서 촬영했다고 하던데,
누가 본업 배우고 누가 본업 비행청소년 및 행려 였는지도 궁금하고,
어디까지 연출 없는 상황이고 어디까지 연출인지도 궁금하다.
모두가 연출 없었다거나 모두가 연출이었다면??
5.
이 영화를 보고 난 나는 '꽃잎'과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을 안 볼 수가 없다.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을 보고 나서
늦었지만 장선우 감독에게 평가를 받아볼 수 있겠지.
“이번엔 제가 관객 수준을 평가할 겁니다”
한국영화사상 최고제작비(홍보비 포함 110억원), 평균보다 2배 많은 최대 필름량(32만자), 수차례에 걸친 개봉 연기 등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장선우 감독의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이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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