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시 요시유키, '정욕', 2023, 아라가키 유이, 이소무라 하야토, 이나가키 고로 출연
1.
우연히 유튜브에서 본 소개영상이 흥미로워 보게 되었다. 동명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라고 한다.
영화, 책, 사진 등 이름을 짓는 대부분의 경우에 제목이 엄청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제목이 '정욕'이라니, 바를 정正자를 써서 정욕이라는 제목이 벌써 흥미롭지 않은가
2.
영화 내내 잔잔한 진행이 즐거웠다. 일본영화에 이런 작품들이 많다는 인식이 있는데, 왜일까? 실제인가?
3.
다양한 성애, 관계, 성적 정체성 등이 스쳐지나간다. 전통적인 이성애, 물에 대한 성애(Aquaphilia는 실제로 위키피디아 페이지가 있다), 아동성애, 전통적인 기성세대, 체제를 굳이 따르지 않고 원하는 걸 추구하는 세대, LGBTQ, diversity 등등...
중간에 검사역을 분한 이나가키 고로(SMAP의 멤버!)의 아내가 왜 알려고도 하지 않냐고 하는 장면이 아마 중심 메시지가 아닌가 싶었다.
4.
물이 지렁이 위에 떨어지고 지렁이가 꿈틀대는 장면은 상투적이지만 물이 주는 생명력의 이미지가 명료했다.
5.
여자주인공인 아라가키 유이의 페이스가 참 매력적이더라. 예쁘게 생겼는데 진짜 옆집에도 있을 거 같은 얼굴이었다.
6.
감정에 (솔직하게) 휘둘릴 수 있는 젊음이 부럽다는 생각은 또 들더라. 실제로 감정변화가 적어서 그런건지, 영화같은 예술에서는 대체로 실제보다 더 감정을 격하게 표현한다고 생각해서 그런건지
7.
하지만 연출은 좀 부자연스럽고 작위적인게 많았다. 개인적으로 흔히 말하는 명작은 관객 각자에게 주는 울림이 명료하면서도 유치하지 않은 작품들이 많다고 생각하는데, 이 작품은 살짝 왔다갔다 하지 않았나 싶다.
첫장면에서 물이 가득차서 흐를 것 같은 컵이 갑자기 다음 컷에 물이 적당히 줄어서 넘치지 않을 정도로 줄어있다든지
돌로 수도꼭지를 내려치는데 갑자기 관에 빵구가 나있다든지
남주가 전학가는 장면에서 뒤를 돌아본다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