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2 송승환, '이화장', "너의 아름다움이 온통 글이 될까봐(문학동네시인선100기념 티저시집 )", 2017, 문학동네 '이화장' 송승환 하지만 실은 어쩌면 그러나 조금 굉장히 가까스로 가끔 그러나 그래도 그렇다면 그래 하마터면 어쩌면 그리고 짐짓 차라리 단김에 꼬박 거푸 따라서 더욱 도리어 그러나 그래도 그렇다면 슬그머니 문득 바라건대 불현듯이 시나브로 밤낮으로 온통 오직 끝까지 사뭇 아마 겨우 모처럼 실컷 아니 아예 한낱 참으로 철철이 켜켜이 통째로 툭하면 퍽 흠씬 힘껏 갑자기 흠뻑 돌연 한꺼번에 하기야 그러하다면 오로지 이대로 이로써 엉겁결에 물밀듯이 문득 여기에 십상 부디 아니나 다를까 바야흐로 보아하니 쉽사리 스스로 일시에 더욱 그런데 의외로 막상 실제로 뜻밖에 다시 역시 기어이 그렇게 이제야 너무 더디게 천천히 그러므로 도무지 멋대로 마구 모조리 틀림없이 반드시 하지만 실은 어쩌면 그러나 조금 굉장히 가까스로 .. 2023. 6. 21. 김언, '괴로운 자', "너의 아름다움이 온통 글이 될까봐(문학동네시인선100기념 티저시집 )", 2017, 문학동네 괴로운 자 우리는 사랑 때문에 괴롭다. 사랑이 없는 사람도 사랑 때문에 괴롭다. 그래서 사랑 자리에 다른 말을 집어넣어도 괴롭다. 우리는 사람 때문에 괴롭다. 우리는 사탕 때문에도 괴롭다. 한낱 사탕 때문에도 괴로울 때가 있다. 우리는 무엇이든 괴롭다. 사탕 자리에 무엇이 들어가도 우리는 괴롭다. 사람도 사랑도 모조리 괴롭다고 말할 때 우리는 말 때문에 다시 괴롭다. 우리는 말하면서 괴롭다. 말한 뒤에도 괴롭고 말하지 못해서도 괴롭다. 말하기 전부터 괴롭다. 말하려고 괴롭고 괴로우려고 다시 말한다. 우리는 말 때문에 괴롭다. 괴롭기 때문에 말한다. 괴롭기 때문에 우리가 말하고 우리에게 말한다. 누구에게 더 말할까? 괴로운 자여, 그대는 그대 때문에 괴롭다. 그대 말고 괴로운 사람이 있어도 괴롭다. 그대 .. 2023. 5. 27. 이전 1 다음 반응형